관람일: 2024년 3월 22일 금요일
작성일: 2024년 4월 29일 월요일
💬 포스팅을 미루고 미루다 이미 전시는 끝났지만, 오랜만에 정말 흥미롭고 인상깊게 봤던 전시라 기록으로 남겨볼까 한다.
우리는 대림미술관 홈페이지에서 미리 예매를 하고, 도슨트 시간에 맞추어서 방문을 했다. 원래 전시가 3월 말 까지라 막바지 즈음에 방문한 것이었는데, 한 달 더 연장이 되어 4월 말까지 전시를 진행했다.
전시 관람 후, 이 글을 쓰면서 대림미술관 앱으로 모바일 가이드를 보며 작품 해설을 읽어보았다. 당시의 기억이 살아나며 또 한번 재미있는 경험을 한 듯 했다. 모든 작품들이 흥미로웠고, 미처 보지 못했던 것 같은 작품들의 해설도 모바일 가이드에 담겨 있었다.
대부분의 미술 전시가 그렇겠지만, 이번 대림미술관의 미스치프 전시 역시 작품 해설을 들으며 관람하는 것이 훨씬 더 의미있게 느껴졌다. 정보 없이 그냥 봤다면 해석하기 어려웠을 작품들의 배경과 설명을 듣다 보니 훨씬 더 재미있었고, 기억에도 오래 남았던 것 같다.
전시 정보
*본 전시는 국내 패션 브랜드 미스치프와는 관련이 없습니다.
🗓️ 전시일정
– 2023.11.10 ~ 2024.04.28 (한 달 연장)
⏰ 운영시간
– 화,수,목,일 11:00AM – 7:00PM (입장 마감 6:00PM)
– 금,토 11:00AM – 8:00PM (입장 마감 7:00PM)
– 월요일 휴관 (단, 3/25(월), 4/22(월) 정상운영)
– 연장 개관한 4월 22일 ~ 4월 28일은 휴관일 없이 11시 ~ 21시로 운영
💳 이용요금
– 정가: 성인 17,000원 / 청소년 5,000원 / 유아 및 어린이 3,000원
– 온라인 회원은 결제 단계에서 30% 할인 적용
– 대림미술관 웹사이트 회원가입시 50% 할인쿠폰 적용
📍장소
–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4길 21 대림미술관
📢 정규투어(도슨트) 시간
– 화~금 11시, 12시, 17시, 18시
– 토,일 및 공휴일 11시, 12시
– 소요시간 약 35분
– 참가비용 무료
– 시작장소 2층 미팅포인트
🔗 대림미술관 웹사이트 링크
– 대림미술관 https://www.daelimmuseum.org/
– 전시 https://www.daelimmuseum.org/exhibition/past/PRG202309220002
미스치프(MSCHF)는 미국 뉴욕의 브루클린을 기반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아티스트 콜렉티브로, 스스로를 ‘무엇’ 이라고 정의하지 않고 다양한 범주의 한정판 작품을 2주마다 드롭(Drop)하는 방식으로 도발적이면서도 위트있는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SNS에서 큰 화제가 되었던, 일명 아톰 부츠인 <Big Red Boot>, 나이키와 협의 없이 출시하여 법적 분쟁에 휘말리며 화제의 중심이 되었던 <Satan Shoes>, 소금 알보다 작은 크기의 <Microscopic Handbag> 등 예술, 패션, 기술 및 사회적 문제에 이르기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는 미스치프(MSCHF)의 작업 약 100여 점을 만날 수 있다.
그들의 작품은 상식에 반하기도 하고, 사회를 향한 메시지를 녹여내기도 하며, 이제까지 당연시해 온 대중문화와 사회, 문화적 관습을 뒤돌아보게 만드는데, 이번 전시 <MSCHF: NOTHING IS SACRED>에서는, 능동적이고 비판적인 태도와 위트 있는 방식으로 기존의 판도를 바꾸어 나가는 미스치프(MSCHF)의 게임체인저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미스치프(MSCHF)는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재치있는 작품들에 우리를 직접 참여하게 함으로써 사회, 정치, 경제 이슈들에 대해 우리 스스로 생각해볼 수 있도록 하는데 이번 전시를 통해 지금까지 당연하게 생각했거나, 어쩌면 생각해보지 않았던 우리 사회의 다양한 모습들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서울 대림미술관 전시 미스치프 (MSCHF: NOTHING IS SACRED)
미술관 옆집, 카페
대림미술관 홈페이지에서 전시를 예약하고, 리유저블 컵과 커피 무료 이용권을 받았다. 리유저블 컵과 커피 쿠폰을 들고 미술관 옆집 카페로 가면 커피를 마실 수 있다고 했다. 우리는 저녁에 전시를 관람해서 카페는 이용하지 않았지만 😀😀
대림미술관 전시 관람
미술관 내부에 짐 보관이 가능한 사물함이 있다. 무료로 이용 가능하니 필요하다면 이용하면 될듯!
전시는 총 4개의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정규 투어를 놓쳤다면, 대림미술관 앱을 통해 모바일 가이드를 들으며 관람하면 좋을 듯 했다.
Section1. MULTIPLAYER
MULTIPLAYER 섹션에서는 참여와 경쟁을 유발하는 게임, 놀이 같은 작품 속에 숨겨진 사회, 정치, 경제적 이슈들을 발견할 수 있다. 미스치프(MSCHF)가 계획한 게임에 참여하다보면, 눈치게임을 벌이기도 하고, 선착순으로 경쟁하거나 집단 행동을 하게 되는데, 플레이어들은 참여함으로써 미스치프(MSCHF)가 전달하고자 한 사회적 문제들을 직접 실현하게 된다.
<The Free Movie>는 총 65,620개의 프레임으로 구성되어 있는 ‘꿀벌 대소동’ 애니메이션 영화를 사람들이 한 프레임씩 손으로 다시 그려 만든 작품이다.
미스치프(MSCHF)는 온라인에서 간단하게 프레임을 따라 그릴 수 있는 장치를 만들었고, 그려진 그림들을 모두 이어 붙여 무료 영화로 만들었다. 참여자는 본인의 이름을 엔딩 크레딧에 추가할 수 있고, 다 함께 협력하여 완성했기 때문에, 모두에게 저작권이 있는 모두를 위한 영화이다. 대중 문화 중 인기 있는 하나의 미디어가, 그 자체로 대중의 소유가 되는 과정을 경험하고 확인할 수 있다.
<Chair Simulator>는 일상에서 우리 모두가 매일 하는, 의자에 앉는 동작으로 진행되는 온라인 게임이다. 의자에 앉았다가 일어서고, 의자를 사고 다시 앉는 동작들을 할 수 있다.
의자에 앉아있는 동안 포인트를 얻을 수 있고, 그 포인트로 게임 안의 이케아에서 새로운 의자를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너무 오래 앉아있으면 캐릭터가 사망하고, 게임이 끝날 수 있으니 꼭 일어났다 다시 앉아야 한다.
<Chair Simulator>는 우리의 생활을 흉내내는 심즈 같은 시뮬레이션 게임들을 풍자적으로 해석한 게임이다.
<MSCHF Wholesale>에서는 독점권을 판매한다. 양말이나 모자와 같은 제품들을 1,000개 단위로만 팔기 때문에 제작된 1,000개 모두를 한 사람이 구매해야 한다. 상품을 모두 한 사람이 구매했기 때문에 희소성이 높으며, 이후 상품의 활용은 자유이다. 이는 상품에 대한 완전한 통제권을 가질 수 있도록 “독점권”을 판매한 것이다.
<MSCHF BOX>는 100달러에 구매할 수 있는 정육면체 박스이다. 박스에는 0달러부터 5,000달러 이상의 물건까지 랜덤하게 들어있는데, 만약 구매자가 박스를 100일 동안 열지 않고 돌려주면, 하루에 10달러씩 추가되어, 최대 1,000달러를 돌려주겠다고 했다.
유명한 스탠포드 마시멜로 실험처럼 즉각적인 만족과 안정적인 수익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한 작품이다.
💬 정규 투어(도슨트) 때 설명을 들었던 작품인데, 많은 사람들이 박스를 열지 않고 1,000 달러를 받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만약 나라도, 상자를 열지 않고 1,000달러를 받는 선택을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스치프(MSCHF)는 <C&D Grand Prix>를 위해, 8개 브랜드의 로고를 사전 협의 없이 레이싱 경기용 셔츠에 디자인해 판매했다. C&D는 기업이 상표권 등 지적재산권 침해 행위를 중단하도록 요구하는 법적 통지서를 의미하고, Grand Prix는 보통 자동차나 오토바이 경주를 말한다.
사람들은 무단 로고 사용에 대해 가장 먼저 법적 조치를 취할 만한 회사를 예측하여 셔츠를 구매함으로써 경주에 참가할 수 있었는데, 결과적으로 서브웨이가 가장 먼저 사용 중지 명령을 보내 우승을 차지했고, 우승자들에게는 챔피언 모자가 수여되었다.
기존의 저작권을 작품에 활용하여 많은 기업들로부터 법적 조치를 받아왔던 미스치프(MSCHF)가 이 법적 관행을 작품으로 재이용한 프로젝트이다.
💬 이 작품도 재미있었는데, 당시 관람을 하던 분들이 디즈니가 가장 먼저 연락을 했을 거라고 예측을 했었다. 하지만 우승은 서브웨이 였다는..!
<Tontine>은 매일 빠짐없이 로그인만 하면 살아남을 수 있는 게임이다. 참여하기 위해서는 10 달러를 투자해야 하고, 가장 끝까지 살아남은 사람이 모든 참가비를 상금으로 받게 된다. 2021년 출시된 이후 지금까지 여전히 활발히 운영되고 있으며 아직 최종 승자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한다. 온라인에 흔적이 남으면 살아있는 것이고, 흔적이 없으면 죽은 것으로 가정하는 이 게임은, 매일 온라인에 접속하지 않으면 이상하게 여겨지는 현대 사회의 디지털 문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 찾아보니 게임 홈페이지는 https://tontine.cash/ 여기 인듯 하다. 이건 왠지 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전시를 볼 당시에는 이 작품은 본 기억이 없는데, 모바일 가이드를 보며 알았다.
Section2. FRAUD FOR ALL/FRAUD FOR ONE
FRAUD FOR ALL/FRAUD FOR ONE 섹션에서는 현대 사회의 비합리적인 구조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저항하는, 미스치프(MSCHF)의 재치있는 발상들을 만날 수 있다.
미스치프(MSCHF)는 참여자들에게 일종의 사기의 형태로 사회 시스템에 대항하는 방법들을 제안한다. 개인이 집단으로 모여 만들어낸 결과물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기도 하고, 부당한 사회 제도에 맞서려는 시도가 개인의 이익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이번 섹션에서는 이처럼 놀이이자 짓궂은 장난이, 공익을 가져다 준다는 명분으로 정당화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Children’s Crusade>는 로봇이 어린이가 크레파스로 직접 쓴 편지처럼 바꾸어 원하는 공무원에게 이메일을 보내주는 프로젝트이다. 정치나 사회적인 이슈에 의견을 가지고 있다면, 나의 목소리가 정치인이나 공무원에게 닿지 않아 답답하다면 사연을 보내면 된다. 어린이가 가진 순수한 진심은 외면할 수 없기 때문에 <Children’s Crusade>는 여러분이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의사소통 방법이라고 미스치프(MSCHF)는 제안한다.
💬 개인적으로 정말 재미있다고 생각되던 작품이었다. 😀
<Netflix Hangouts>은 업무 중에 넷플릭스를 보다 쉽게 시청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을 실행하면 가짜 화상 회의가 시작되는데, 컴퓨터의 화면은 업무 회의 중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오른쪽 하단 하나의 화면은 넷플릭스 콘텐츠가 재생되고 있다. 회의가 이상하다는 것을 누군가 알아차릴 때까지 업무 시간에 몰래 영상을 볼 수 있는 위장용 프로그램이다.
<Medical Bill Art>는 실제 의료비 청구서를 똑같이 묘사한 세 장의 대형 그림 시리즈이다. 미국에서 의료 절차로 인해 빚이 생기는 것은 아주 일반적이지만, 그 금액이 너무 커서 갚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미스치프(MSCHF)는 세 건의 의료 부채 73,360달러, 한화 약 9,700만원을 상환하기 위해 예술 시장을 활용했다. 의료비 청구서를 캔버스에 유화로 그린 뒤, 실제 청구된 비용과 동일한 금액으로 작품을 판매하고, 그 수익금으로 빚을 상환한 것이다. 예술품 경매 생태계를 무에서 가치를 창출하는 시스템으로 보고, 미국 의료 부채의 시스템적 문제를 생각해보게 하는 프로젝트이다.
총을 소유하는 것이 합법인 미국에서는 총을 경찰서에 반납하면 금전적인 보상을 해주는 총기 매입 프로그램이 있지만, 실제 그 효과는 크지 않다고 한다. 미스치프(MSCHF)는 총을 포기하도록 하려면 더 크고 멋진 제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총기 소유자가 미스치프(MSCHF)에게 총을 보내면 그 총을 녹여서 검으로 만들어주는 <Guns 2 Swords>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총을 가지고 있다는 만족감과 위안은 잃지 않고 타인에 대한 위협은 줄이도록 총을 다른 형태의 무기로 바꾸어 주는 것이다. 검은 원래 총의 크기와 위력에 따라 다르게 제작 되었는데, 검이 크기는 크지만 생각보다 강력하거나 날카롭지 않고, 심지어 검으로 돌을 치면 부러질 수도 있을 정도라고 한다.
미국의 총기 강박증을 풍자하면서 동시에 참여자들의 무기에 대한 심리적 집착을 활용하여 효과적인 총기 매매를 의도한 프로젝트이다.
<Key 4 All>은 자동차 한 대에 5,000개의 키가 연결되어 있다. 4,999명의 다른 경쟁자들에게 빼앗기지만 않는다면 차 키 하나만 구매하면 누구나 차의 주인이 될 수 있다. 특정 전화번호로 전화하면, 실시간으로 제공되는 차의 위치 정보를 통해 키를 가진 누구나 차를 찾아 운전할 수 있는 프로젝트이다. 차는 파손, 도난, 회수, 수리를 반복하며 전국을 돌아다녔고, 누군가가 차를 완전히 소유할 수는 없었다. 이 프로젝트는 커뮤니티의 집단 소유권에 대한 실험이다.
Section3. FOR EVERYTHING ELSE, THERE’S MASTERCARD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 외 다른 모든 것들은 마스터 카드로 구매할 수 있습니다.’ 라는 이 섹션명의 뜻은 마스터카드사의 1997년 브랜드 캠페인에서 시작된 말이다.
이번 섹션에서는 미스치프(MSCHF)가 출시한 한정판 드롭들을 만나볼 수 있다. 미스치프(MSCHF)는 가지고 싶은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것과 동시에 유명하거나 희소한 것을 소유하고 싶어하는 물질주의적 심리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또한 이러한 심리를 이용하여 과도한 소비를 조장하는 기업들에 대한 미스치프(MSCHF)의 비판적인 시선도 만날 수 있다.
마음이 다친 분들을 위한 자동심장충격기 <Heart 2 Electric Boogaloo>로 얼마나 가슴이 아픈지 이유를 자세히 설명해야 구매할 수 있다. 발렌타인데이를 맞아 출시 했던 이 작품에는 실제 작동하는 자동심장충격기가 포함되어 있었다.
💬 😂😂 웃픈 작품..
미스치프(MSCHF)가 처음 만든 실제 제품 중 하나인 이 제품은 울음 소리를 내는 닭 모양의 유명한 장난감을 변형한 상품이다. 배 부분에 있는 구멍에 대고 흡연하듯이 숨을 들이마시면 장난감이 내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미디어를 시청할 때 광고를 보는 것은 현대사회에서 아주 익숙한 일이다. 그런데 미스치프(MSCHF)는 이런 광고들을 책들, 심지어 역사적인 책들도 피해갈 수 없다고 말한다.
<Branded Books>는 오만과 편견, 보물섬,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우주 전쟁과 같은 4개의 고전소설을 다시 출간한 것인데, 책의 내용에는 후원사의 브랜드 광고가 포함되어 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등장하는 토끼가 애플 워치를 사용하기도 하고, 우주 전쟁에서는 퓨렐 손소독제와 살균력을 언급하기도 한다.
미디어 광고의 포화 현상을 풍자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보이는 것은 소금알보다 작은 가로 657, 세로 222, 높이 700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루이비통 가방이다. 이 가방은 경매를 통해 원래 가격의 4배가 넘는 63,000달러, 한화 약 8400만원에 판매되기도 했다. 이 가방은 정맥 의료 기기를 만드는 방법으로 제작되어 눈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루이비통 모노그램 로고와 토트백 디자인을 확인할 수 있다.
미스치프(MSCHF)는 이 작품을 소형화의 최종판이라고 말하며 한때는 기능성 물건이었던 가방이 점점 실용성과는 거리가 멀어지고, 단지 브랜드의 상징으로만 남는 현상을 풍자하고 있다.
<Sacred Seltzer>는 95%의 성수와 5%의 알코올로 만들어낸 그야말로 성스러운 알콜 음료이다.
실제로 2022년 3월 31일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에서 공식적인 가톨릭 절차를 통해 축복받은 진짜 성수가 원재료로 기재되어 있는데, 망고, 체리, 라임 세 가지 맛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이 성스러운 알콜은 21세 이상만 구매 가능하다.
명품을 실제로 가지고 있는 것보다, 명품을 샀다는 쇼핑백만 있으면 누구나 부자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에 <Only Bags>는 명품 브랜드가 제공하는 일회용 쇼핑백 13종을 그대로 재현하여 각 40달러에 판매했다. 소셜미디어와 셀럽들을 통해 형성된, 과시적으로 구매하는 허황된 소비 이미지를 꼬집고자 하는 작품이다.
💬 이 작품을 보며 중고거래 마켓에 명품 브랜드의 쇼핑백이나 고급 주류의 빈 병을 거래하는 것이 생각났다. 일상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형태의 작품이라 재미있었다.
<At All Costs>는 티셔츠 한 장을 0달러에서 1,000달러 사이의 가격 중에 선택해서 구매할 수 있고, 지불한 가격을 누구나 볼 수 있도록 티셔츠에 디자인했다. 직관적으로 얼마에 구입했는지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비싸게 살 수록 과시적인 플렉스용 티셔츠로 적절하다. 기본적이고 단순한 디자인의 의류가 브랜드에 따라 천차만별의 가격에 판매되는 관행을 비판하고자 한 작품이다.
우리나라에서 미스치프(MSCHF)의 이름을 알리며 일명 아톰부츠로 불리는 <Big Red Boot>는 단순화된 만화 형태에서 영감을 얻은 멋진 3D세계를 위한 만화 부츠이다. 컨셉 아트부터 AI가 생성한 이미지까지, 미스치프(MSCHF)는 소셜 미디어에서 초현실적인 이미지가 증가하는 현상에 대해 이야기하며, 추상적이고 비현실적인 형태를 실제 착용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올블랙 버전의 부츠와 크록스와 협업한 노란색 버전도 있다.
<Gobstomper> 시리즈는 여러 색상의 레이어가 숨겨져있는 운동화로, 닳으면 닳을 수록 색이 드러나 신발을 신는 방식에 따라 독특한 패턴을 만들어낸다.
💬 이 작품도 굉장히 재미있고, 독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는 사람마다 다른 패턴이 나오면서도 닳을 수록 더 선명한 색을 드러낸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고유성”이 있는 신발이 되는 것이다. 요즘 좋아하잖아, 고유한 무엇을.
<Wavy Shoes>들은 몇몇 운동화 브랜드가 얼마나 대중의 인식을 장악하고 있는지를 드러내고 있다. 구부러뜨려 형태가 왜곡되었음에도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브랜드와 신발이 생각이 난다.
Wavy 시리즈는 2022년 미스치프(MSCHF)가 반스의 올드스쿨 신발을 바탕으로 왜곡된 형태의 신발을 만든 것에서 시작했는데, 반스의 상징적인 스타일을 복제했다는 이유로 소송 당했으며 아직도 법정 공방중이다.
이에 미스치프(MSCHF)는 오히려 6개의 추가 브랜드들의 신발 실루엣을 본따서 디자인의 저작권과 샘플링의 경계를 탐구하는 Wavy 시리즈로 확장했다.
Section4. NOTHING IS SACRED
이번 전시의 마지막 섹션인 NOTHING IS SACRED에서는 예술, 종교, 군사 기술 등 다양한 분야의 경계를 허문 작품들을 통해 사회적으로 보편화된 인식과 개념을 타파하기 위한 미스치프(MSCHF)의 시도들을 다양한 작품의 형태로 만날 수 있다.
원래의 목적과 용도를 완전히 바꾸거나, 유명 예술 작품을 파괴하고,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던 미스치프(MSCHF)의 자유로운 표현과 풍자적인 시선을 따라가다보면, ‘예술 작품을 창작하기 위한 구성 요소에는 제한 사항이 없다.’, 즉 ‘신성한 것은 없다’ 라는 미스치프(MSCHF)의 말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미스치프(MSCHF)는 앤디 워홀의 ‘Fairies’ 작품을 구입한 뒤 999번 복제하여 앤디 워홀의 ‘Fairies’ 작품일 수도 있는 1000점의 에디션을 만들었다. 원본임을 증명하는 문서는 그림과 함께 복사되어 진짜 원본에 대한 표시는 사라지고 없다.
미스치프(MSCHF)는 작품 제작 과정을 ‘복제에 의한 파기’라고 말하며, 계속해서 위조하고 복제하다보면 결국 원본도 다른 것들과 마찬가지로 위조품이 된다고 이야기한다.
보통 예술 작품의 원본은 에디션이나 사본보다 가치가 훨씬 크지만, 인쇄물 또는 쉽게 복사 가능한 예술 작품을 제품화하면, 각각의 가치는 줄어들지만 전체 수익을 증가시킬 수 있다. 미스치프(MSCHF)는 시장에서 예술의 가치와 진정성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있다.
좌측의 <Jesus Shoes>는 나이키 운동화 밑창에, 실제 요르단 강에서 가져와 축복받은 성수 60cc를 넣어 만든 신발이다. 마치 성수 위를 걷는 것처럼 보이는 이 신발은, 예수가 물 위를 걷는 것을 묘사하는 성경 구절인 마태복음 14장 25절에 맞춰 1,425달러로 판매되었고, 현재는 최소 두 배 이상으로 거래되고 있다. 이 신발은 셀럽과의 콜라보 문화와 브랜드를 향한 숭배 현상을 종교에 대한 신앙과 결합한 작품이다. 협의는 하지 않았지만 나이키와 가톨릭 교회의 콜라보레이션을 미스치프(MSCHF)가 실현시킨 것이다.
반면 우측의 <Satan Shoes>는 2019년 선보인 <Jesus Shoes>의 후속작으로,래퍼 릴 나스 엑스와 협업하여 나이키 운동화의 밑창에 진짜 사람 피 한 방울을 넣어 만든 신발이다. 성수를 피로, 십자가를 오각형 모양으로 바꾼 것이 특징이다. 가격 역시 사탄의 존재를 언급하는 성경 구절인 누가복음 10장 18절에 맞춰 1,018달러에 판매하였으며, 악마의 숫자를 의미하는 666켤레만 생산되었다.
이 신발이 출시된 후 제작에 관여하지 않았음에도 수많은 소비자들이 나이키에게 강력하게 항의했고, 나이키는 <Jesus Shoes>와는 달리, 미스치프(MSCHF)를 상대로 상표권 침해금지 소송을 제기했다. 결국 미스치프(MSCHF)는 판매된 모든 제품을 자발적으로 리콜 조치하기로 하면서 법정에 가지 않고 합의에 이르게 된다.
노란 로봇의 등에 수많은 총이 장착되어 있는 이 작품의 이름은 <Spot’s Revenge>, 스팟의 복수이다.
이 작품에 앞서 미스치프(MSCHF)는 <Spot’s Rampage>, 스팟의 난동이라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는데, 사람들은 페인트 볼이 장착된 로봇을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해 직접 제어하면서 점차 공간과 물건들을 파괴해갔다.
이 프로젝트는 사실 로봇이 조종하는 사람에 따라 위험하고 파괴적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는데, 이 로봇을 만든 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미스치프(MSCHF)가 로봇을 폭력이나 위협을 조장하는 방식으로 사용한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Spot’s Rampage>를 선보인 바로 다음 날,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무장한 뉴욕 경찰국과 협업할 것임을 공식 발표했고, 미스치프(MSCHF)가 합법적으로 구매한 스팟 로봇을 원격으로 비활성화 해버린다.
미스치프(MSCHF)는 멈춰버린 로봇을 추모하기 위해 여러 개의 총을 붙이고 작품명을 <Spot’s Revenge>라고 정한다. 미스치프(MSCHF)는 원격 조종 가능한 로봇이 사람을 공격하는데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며, 미래에 로봇 사용의 방향성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Locked Apple iPhone 7>은 배우 애쉬튼 커쳐, 제이미 폭스, 나타샤 리온, 싱어송라이터 더 위켄드, 예술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을 비롯한 셀럽들의 전화번호가 들어있는 잠긴 아이폰이다. 비밀번호를 풀면 전화번호를 알 수 있으며, 가능한 도전 횟수는 무제한이다.
<Severed Spots> 시리즈는 미스치프(MSCHF)가 2020년 데미안 허스트의 스팟 페인팅 중 하나를 구입한 후 작품 속 점들을 하나씩 자르고, 남은 프레임까지 각각의 작품으로 판매했던 것에서 시작되었다.
위 작품은 두번째 시리즈로, 또 다른 데미안 허스트의 작품을 점과 뼈대로 나눈 <108 Spots>와 <108 Holes>이다.
<Severed Spots> 시리즈는 값비싼 부동산을 세분화하는 것처럼 한 사람이 소유하고 있는 높은 가치의 기존 작품을 분할하여, 더 많은 소유자가 나눌 수 있도록 만들어낸 것이다.
미스치프(MSCHF)는 기존 작품을 창조적으로 파괴하고 상품화하는 것이 예술의 민주화와 해방을 의미한다고 이야기한다.
💬 https://severedspots.com/ 홈페이지에서 관련 영상과 이미지 등도 볼 수 있다.
전시 끝, SHOP
대림미술관 App으로 모바일 가이드 듣기
지금은 전시 기간이 끝나 모바일 가이드 북이 사라졌는데, 전시 중에는 언제든 가이드 북을 통해 작품 해설을 듣거나 읽을 수 있었다. (그런데 아이폰에서 네이버로 로그인 누르니 로그인이 안되더라고..? 나만 그런가…)
🎀 위 글의 작품해설 출처는 대림미술관 App 모바일 가이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