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람일: 2025년 10월 5일 일요일
작성일: 2025년 10월 8일 수요일
💬 추석 연휴를 맞아 부산에 내려왔다.
때마침 집 근처 다대포 해수욕장에서 2025 바다미술제를 하고 있어서 잠깐 시간내어 다녀온 가벼운 후기 🙂
이번 전시의 제목은 <Undercurrents: 물 위를 걷는 물결들> 으로 전시 주제는 아래와 같이 설명하고 있었다.
“2025바다미술제는 낙동강이 바다와 만나는 다대포 해변의 독특한 지형에서 출발합니다. 산(아미산), 강(낙동강 하구), 바다(남해)가 만나는 사하구 다대포는 서로 다른 밀도의 물줄기들이 끊임없이 충돌하고 뒤섞이며, 새로운 생태적·문화적 서사를 만들어내는 역동적인 장소입니다. ≪Undercurrents(언더커런츠): 물 위를 걷는 물결들≫이라는 제목 아래, 우리는 바다와 땅을 오가는 물결 사이에 숨겨진 대사작용을 탐색하고, 그 역동적이고 비가시적인 흐름을 인간의 감각과 경험의 차원으로 끌어올리고자 합니다. 변화하는 바다의 ‘대사적 리듬(metabolism)’이 우리의 일상과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 그리고 그 보이지 않는 움직임을 어떻게 공동의 인식으로 전환할 수 있을지를 함께 질문합니다.
이번 전시는 부제 ‘물 위를 걷는 물결들’이라는 시적 이미지를 통해, 다층적인 존재들의 미묘한 움직임과 잠재된 목소리를 하나의 장면으로 불러냅니다. ‘밑물결(undercurrent)’은 단지 수면 아래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위와 아래—즉,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상호작용 속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드러냅니다.
전시는 육지와 바다 사이에서 끊임없이 이어지는 대사적 교환과 그에 얽힌 상처와 방어, 착취와 보호의 역사를 따라갑니다. 여기서 ‘물 위를 걷는 물결들’은 단순히 해변을 오가는 주민들의 발걸음이나 파도를 가르며 나아가는 서퍼들의 몸짓만을 가리키지 않습니다. 그것은 갯벌 위를 가로지르는 게들의 행로, 철마다 도래하는 새들의 비행, 느리게 쌓이는 모래의 궤적과 짠 공기의 호흡이기도 합니다. 그것은 물질적이면서도 비물질적인 존재들이 만들어내는 리듬과 반복 그리고 되돌아옴의 몸짓입니다.
전시는 쓰레기가 소각된 땅에서 복원된 습지에 이르기까지, 해안선을 따라 여정을 펼칩니다. 바다와 육지의 경계에서 태동하는 보이지 않는 존재들을 조명하며, 혼종성과 순환, 변화로 구성된 새로운 풍경을 그려냅니다. 끊임없이 순환하고 움직이는 물결은 우리에게 더 깊은 인간적 연결과 새로운 감각의 에너지를 제공할 수 있을까요? 출렁이는 밑물결은 우리에게 시급하면서도 창조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이 보이지 않는 흐름은 어떻게 우리의 삶에 스며드는가? 그 흐름이 상처와 지혜를 함께 품고 있다면, 우리는 어떻게 그것에 집단적이고 육화된 감각으로 다가갈 수 있을까? 동시에 전시는 이 풍경 속에 내재된 생태적 폭력의 역사와 마주할 것을 요구합니다. 바다의 표면에 머물던 익숙한 시선을 넘어, 그 아래에 겹겹이 숨겨진 다성적, 혼종적 풍경을 발견하도록 이끕니다.”
전시 정보
🗓️ 전시기간
– 2025.09.27 (토) ~ 2025.11.02 (일)
– 휴일 없음
⏰ 관람시간
– 매일 오전 10시 ~ 오후 6시
💳 이용요금
– 무료 관람
📍장소
– 다대포해수욕장(서측, 동측), 몰운대 해안산책로, 고우니 생태길, (구)다대소각장, (구)몰운 커피숍
– 구글맵 보기 / 네이버지도 보기
🚘 주차
– 별도의 주차장은 운영하지 않으므로 다대포해수욕장 인근의 주차장 이용 또는 대중교통 이용 권장
– 다대포해변공원중앙공영주차장 기준 10분당 200원, 일주차 4,700원
🔗 전시 안내 URL
– 2025 바다미술제 <Undercurrents: 물 위를 걷는 물결들>
– 2025 바다미술제 가이드맵 다운로드
💁🏻♀️ 관람 Tip
– 전시 공간이 넓으니 가이드맵을 미리 확인하기
(가이드맵에 추천 루트와 전시감독 메세지, 전시 작품에 대한 설명이 있어 보면서 관람하는 것을 추천)
2025 바다미술제 <Undercurrents: 물 위를 걷는 물결들>
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 홈페이지를 확인해보니 부산에서 개최되는 전시인 바다미술제는 2년에 한번씩 하는 듯 했고, 다대포해수욕장에서도 이미 몇차례 열린 듯 했다.
이번 2025 바다미술제는 다대포해수욕장의 동/서쪽 과 고우니 생태길, (구)다대소각장, (구)몰운 커피숍까지 다대포 해변 전체를 배경으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어 가볍게 산책하면서 전시된 작품을 관람하기 좋았다.


바다미술제 가이드맵이 현장에 비치되어 있기는 했는데, 처음 방문하면 못찾을 수도 있고 전시 공간이 넓어서 길을 헤매면 좀 힘들수도 있으니 가이드맵을 미리 확인하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 2025 바다미술제 가이드맵 다운로드

정말 오랜만에 방문한 다대포 해수욕장 🌊
이번 추석 연휴는 하늘이 내내 흐려서 해수욕장의 풍경도 흐릿하게만 보였다. 날씨가 맑을 때는 정말 예쁜 해수욕장인데, 조금 아쉬웠다. 흐린 날씨탓에 일몰 명소인 다대포해수욕장에서 예쁘고 쨍한 일몰을 보는 것도 어려웠다. 수평선 너머로 흐릿하고 붉은 해가 서서히 지는 모습만 보일 뿐이었다.
그래도 긴 연휴 때문인지, 명절이라 그런건지 흐린 날씨에도 사람이 정말 많았다.


나의 가장 마지막 루트가 “(구)몰운 커피숍”이 있는 곳이었는데, 가이드맵을 여기 와서야 발견을 했다.
첫 작품을 보기 전에 이 가이드북을 가지고 다니며 관람을 하고 싶었는데, 가이드북이 있는 곳을 찾지 못했었다. 각 작품마다 설명은 적혀 있어 작품을 보는데에 문제는 없었지만, 그래도 가이드북이 있었다면 루트도 헤매지 않고, 작품도 하나씩 다 볼 수 있었을텐데 몇 가지는 놓친게 있어 그 점이 조금 아쉬웠다.
* 아래 전시 설명은 가이드북의 내용입니다.
가장 마지막에 봤던 작품 <안개 클럽>

비론 에롤 베르트, 〈안개 클럽〉, 스케치, 2025
“〈안개 클럽〉 (2025)은 빛, 소리, 그리고 안개로 구성된 장소 특정적 설치로
하나의 살아 있는 공간을 형성합니다.
관람객들은 자유롭게 작품 안을 거닐며, 다대포 해변, 세상의 오래된 영혼,
그리고 몰운대의 조상들에게 바치는 소리를 마주하게 됩니다.”
다대포에서 20년을 살았지만 어릴 적이라 그런지 “몰운 커피숍” 이라는 곳이 있는줄은 몰랐다. 현재는 운영하지 않지만 예전에는 운영되던 곳이었겠지? 지금의 카페같은 그런 커피숍 이었을까.


다대포 해수욕장을 지나 “고우니 생태길”을 천천히 거닐며 이 곳에 전시된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





조형섭, 〈장기 초현실〉, 스케치, 2025
“〈장기 초현실〉 (2025)은 폐쇄된 다대소각장을 새로운 생태의 현장으로 바라봅니다.
소각장 외벽에 걸린 현수막에서 옛 경비실 내부에 설치된 영상에 이르기까지,
이 작품은 과거가 사라지지 않고 남아 현재를 만들어가는 시간의 여러 층위를 드러냅니다.”
고우니 생태길을 걸으며 끝쪽으로 가다 보면 사람이 점점 없어지고 한산해진다. “(구) 다대소각장”은 해수욕장과 고우니 생태길 건너편에 위치해 있었는데, 저 곳도 전시장인지 모르고 그냥 돌아왔다가 놓친 작품 중 하나이다. 사람이 너무 없어서 아무것도 아닌줄 알았지!
고우니 생태길을 지나 다시 해수욕장으로 돌아가는 길에 백사장에 전시된 작품들을 감상했다.


디아나 레로넥, 〈탈의실〉, 스케치, 2025
“〈탈의실〉 (2025)은 지구온난화와 생물 다양성 변화로 인해
변형되는 다대포의 환경을 탐구하며 일상적인 해변 시설을 사색의 공간으로 만듭니다.”

마티아스 케슬러 & 아멧 치벨렉, 〈아무것도 아닌 것에서 무언가를 만들기〉, 2024
“〈아무것도 아닌 것에서 무언가를 만들기〉 (2025)는
재활용한 플라스틱 쓰레기를 길게 잘라 손으로 엮어 만든 대형 카펫입니다.
관람객들은 작품 아래로 걸으며 우리가 쉽게 알아차리지 못했지만,
이미 우리 주변에 쌓여 있는 플라스틱의 존재를 자세히 살펴볼 수 있습니다.”

올라프 홀츠압펠, 〈언덕 사이로 길은 흐릿하지만 우리가 될 수 있는 풍경은 아름답다〉, 스케치, 2025
“〈언덕 사이로 길은 흐릿하지만 우리가 될 수 있는 풍경은 아름답다〉 (2025)는
내부와 외부의 경계가 이어지는 설치 작품입니다.
작가는 지역의 목수와 협업하여 지속 가능한 전통 재료인 볏짚을 활용했습니다.
이 작품은 육지와 해안 사이의 경계 지점을 조명하고
이 두 생태계를 잇는 연결점을 보여줍니다.”


이 분은 중간에서 연주를 하시던 분…

오미자, 〈공굴리기〉, 2025
“〈공굴리기〉 (2025)는 낙동강 식생을 모티브로,
공을 굴리는 인간의 즐거움과 숨겨진 씨앗을 퍼뜨리는
식물의 생존 본능 사이의 유희적인 공생을 나타냅니다.
이처럼 작품은 인간과 비인간이 ‘서로 좋아함’을 매개로
얽히고 공생하는 과정을 은유적으로 드러냅니다.”




다대포해수욕장 동측에서 조금 더 들어가면 “수중 관람” 이라는 것도 있었는데, 물속에서도 관람을 하는걸까?
사진에 담지 않은 더 많은 작품들이 있으니 바다미술제가 하는 기간동안 부산을 여행하거나 다대포에 올 일이 있다면 가볍게 해변을 산책하며 전시를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